소위 어간형 부사 '니르'에 관하여
중세 한국어에는 용언 어간과 동일한 형태의 부사들, 소위 '어간형 부사'들이 존재한다. 용언 '너므-'(넘기다)와 관련되는 부사 '너므', 용언 '그르-'와 관련되는 부사 '그르' 등이 그것이다.
오늘은 그 중의 특이한 예 하나를 살펴 보고자 한다.
'니르/니ᄅᆞ > 이루'의 형식과 의미 분석
현대 한국어의 관용구 '이루 말할 수 없는' 등에 쓰이는 부사 '이루'는 중세 한국어 '니르 LL' (또는 '니ᄅᆞ LL')1에 소급한다. 현대 한국어 '이루'의 사전적 정의는 "여간하여서는 도저히" (표준국어대사전), "구체적으로 하나하나. 또는 아무리 하여도" (고려대한국어사전) 등으로 정의되어 있다.
현대 한국어에서 '이루'는 '없다, 어렵다, 못' 등의 부정어와 함께 쓰이는 부정 극어(negative polarity item)인데, 중세 한국어 자료의 '니르' 또한 마찬가지로 주로 부정어 '몯 / 몯ᄒᆞ-'와 함께 등장하는 것을 알 수 있다.2 그 중 몇 예를 가져오면 다음과 같다.
- (ㄱ) 1447 / 고지며 모시며 各色 새ᄃᆞᆯ히 몯 니르 혜리러라 [석보상절03:5a]
(花果池鳥不可稱計) - (ㄴ) 1463 / 如來ㅅ 一切 深妙 功德이 다 이 經에 모ᄃᆞ샤 니ᄅᆞ 다ᄋᆞ디 몯ᄒᆞᆯ 쪈ᄎᆡ라 [법화경언해6:107b]
(一切深妙功德이 盡率此經ᄒᆞ샤 不可勝窮故也ᅟᅵ라) - (ㄷ) 1518 / 或이 부ᄉᆞᄒᆞ야 닐오ᄃᆡ, "三塲애 다 자ᇰ원 ᄒᆞ니 一生애 머그며 니블 이른 니르 ᄒᆞ디 몯ᄒᆞ리로다" ᄒᆞ야ᄂᆞᆯ [번역소학10:19b-20a]
(或이 戲之曰 狀元ᄋᆞ로 試三塲ᄒᆞ니 一生喫着이 不盡이로다)
위 세 가지 예문에서 보다시피, 중세 문헌 자료에서 보이는 '니르'는 '몯 니르' (ㄱ) 또는 '니르 VP-디 몯ᄒᆞ-' (ㄴ,ㄷ)과 같은 형식의 구문에서 쓰여 항상 부정어 '몯'과 공기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ㄴ)에서는 '니르'가 한문 원문의 '勝'에 대응되는데, 한자사전에 등재된 '勝'의 본 의미는 '이기다, 넘치다' 등으로, 여기서는 '(능력이 일정 기준을) 넘기다' 정도의 의미로 쓰인 것으로 보인다. 종합해 보면 위 예문들에서 단순히 '몯' 또는 '몯ᄒᆞ-'만을 쓰는 것보다 '니르'를 더함으로써 추가적으로 표현되는 의미는, 현대 한국어와 마찬가지로 '도저히, 아무리 하여도' 정도의 의미를 더해 주는 것으로 파악된다. 구체적으로는 '몯 / 몯ᄒᆞ-'가 단독으로 사용될 경우 단순히 '불가능하다'라는 의미라면, '니르'가 첨가됨으로써 '(다른 이유가 아니라) 어떤 능력이 일정 수준에 미치지 않아서 불가능하다'에서 이탤릭체로 표시된 부분이 강조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다면 '니르'의 기본 의미는 영어의 '(cannot) by any means', '(cannot) by any possibility', '(cannot) possibly' 정도와 통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니르'의 어원과 발달 과정
이기문(2025)에 따르면 '니르'의 기원은 동사의 어간이 그대로 부사로 쓰인 경우의 하나로서 두 동음이의어 후보 '니르-' (謂, 說)과 '니르-' (起)를 제시한 뒤, 전자를 부사 '니르'와 관련된 것으로 지목하였으나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나의 직관으로는 부사 '니르'의 의미인 '도저히, 아무리 하여도'와 '말하다'를 의미하는 동사 '니르-' 사이의 의미적 관계가 그렇게 뚜렷하지는 않게 느껴진다. 박형우(2021)에서도 동일한 문제를 지적하는데, "'니르(또는 니ᄅᆞ)'는 부사와 동사의 의미적 관련성을 명확하게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을 한 이유로 들며 '니르'를 '어간형 부사'의 목록에서 제외하기까지 하였다.3
하지만 이기문 선생님이 동사 '니르-' (謂, 說)와 부사 '니르'를 관련지은 것은 합당한 이유가 있어서일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이 어원설을 좀 더 고찰해보기로 했다.
지인에게 이 문제에 대한 궁금증을 표출하자 지인은 현대 한국어의 관용구 "형언할 수 없이"를 언급하며 '니르'도 유사한 과정을 거쳤던 것일 가능성을 제안해 주었다. "형언할 수 없이"라는 관용구는 현대 한국어에서 '매우, 극도로'와 유사하게 '어떤 정도의 큼/높음'을 강조하는 intensifier로서 자주 사용되는데, 이는 우리가 위에서 파악했던 '니르'의 의미와도 유관하다. '니르'의 의미인 '어떤 능력이 일정 수준에 미치지 않는다'를 뒤집어 보면 '그 수준이 너무 높아서 능력이 거기에 미치지 않는다'라는 뜻으로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친 나는 일단 '니르-' (謂, 說) 어원설이 맞다는 가정 하에서 그 발달 과정을 생각해보게 되었다. 만약 '말하다, 언급하다'(describe)라는 의미의 용언 어간 '니르-'로부터 '말할 수 있게, 말할 수 있을 정도로'(describably)와 같은 부사적 의미로 영파생될 수 있다면 '니르-' (謂, 說) 어원설은 개연성을 확보하게 된다.
그러나 이 생각은 곧 벽에 부딪치게 된다. 중세 한국어의 다른 '어간형 부사'들을 떠올려 보면, 대응되는 용언들은 어떤 상태를 묘사하는 형용사 또는 형용동사이거나 (예: 그르-[誤], 바ᄅᆞ-[正], ᄇᆡ브르-[배부르다]), 어떤 '결과 상태'를 상정할 수 있는 '완성 동사'(예: ᄉᆞᄆᆞᆺ-[꿰뚫다], 덜-[덜다])인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런 경우 어간형 부사의 의미는 형용사의 경우 '그 형용사가 묘사하는 특성'이 바로 어간형 부사가 묘사하는 행위의 특성을 나타내게 되고, 완성 동사의 경우 완성 동사의 '완성 상태 (resultative state)'의 특성이 어간형 부사가 묘사하는 행위의 특성을 나타내게 된다. 예를 들어 '그르 니르-'는 '니르다'라는 행위를 '그르게'하는 것이고 'ᄉᆞᄆᆞᆺ 비취-'는 '비취다'라는 동작이 '꿰뚫린 상태와 같이' 혹은 '꿰뚫리도록'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니르'의 경우는 그렇게 설명하기가 어렵다. 용언 '니르-'(謂, 說)는 어떤 상태나 특성을 묘사하는 형용사도 형용동사도 아니고, 뚜렷한 완성 상태가 존재하는 완성 동사도 아니다. 다르게 말하면, '니르 VP'는 VP라는 동작을 '말한 상태와 같이' 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말한 상태'가 과연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또 부사 '니르'의 원 의미가 '말할 수 있게' 정도였을 것이라는 추측을 고려한다면 의미가 더욱 맞지 않는다). 따라서 중세 한국어에서 '니르-'가 직접적으로 부사 '니르'로 영파생되었다고 하기에는 애로사항이 있다. '말하다'와 '말할 수 있게' 사이의 이 간극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그러다가 나는 다른 어간형 부사 'ᄇᆡ브르'를 떠올리게 되었다. 'ᄇᆡ브르'는 사실 순수한 용언 어간에서 파생된 것이라고 하기 어렵다. 'ᄇᆡ[腹] # 브르-[滿]'라는 절 전체가 단일한 부사로 어휘화한 것이다. 즉 'ᄇᆡ브르'는 중세 한국어 혹은 그 이전에 영형태 부사화소 '-∅'가 어간 단위를 넘어 절 단위에 결합하는 것도 가능했다는 사실을 피력하는 예이다.
이 가설에 따라 'ᄇᆡ브르'의 발달 단계를 도식으로 그려 보면 다음과 같다.
[ᄇᆡ # 브르-]-∅ [stomach # get.full]-ADVZ
↓ 어휘화
ᄇᆡ브르 fully
그럼 다시 '니르'로 돌아오자. 앞서 우리는 부사 '니르'가 '몯'과 거의 필수로 공기한다는 사실을 배웠다. 부사 '니르'가 처음 발달하기 시작했을 당시에도 그 기원적 구성이 높은 확률로 '몯'과 함께 나타났을 것이다. 그 당시에 존재했을 법한 구성을 하나 떠올려 보자.
몯 니르-∅ 혜- cannot describe-ADVZ count-
부사 두 개(몯, 니르-∅)가 나란히 등장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몯'이 '니르-∅ 혜-'를 수식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앞서 제기했던 '니르-∅'의 파생 의미 문제('말하다'가 '말할 수 있게'라는 의미의 부사로 파생되는 과정을 상정해야 하는)에 부딪친다. 그러나 아래와 같이 괄호를 씌우면 어떨까?
[몯 니르]-∅ 혜- [cannot describe]-ADVZ count-
이것은 '몯 니르-'라는 구 전체에 부사화소 '-∅'가 결합하는 통사적 구성을 나타낸다. '니르-'와 달리 '몯 니르-'는 의미적으로 더 이상 능동적인 행위를 나타내는 동사가 아니다. '말하는 행위를 수행할 수 없다'는 상태를 묘사하는, 형용사 또는 자동사적 의미에 가까운 표현이 된 것이다. 따라서 부사화소 '-∅'는 매우 자연스럽게 형용사의 의미적 특성을 가지는 '몯 니르-' 구에 결합하여 '말하지 못하게, 말할 수 없게'라는 의미의 부사로 만들어 버릴 수 있게 된다.4
그런데 문증되는 중세 한국어에서는 '몯 니르' 뿐만 아니라 '니르 VP-디 몯-'과 같은 구성, 심지어는 '어느 니르 혜리오'와 같은 수사의문문에까지 등장한다. 만약 문증되는 중세 한국어 시기까지 위의 통사적 구성이 그대로 유지되어 왔다면 이렇게 '몯'과 '니르'가 서로 분리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위의 구성에서부터 다음과 같은 rebracketing 과정이 일어났었다면 어떨까?
[몯 니르]-∅ 혜- [cannot describe]-ADVZ count-
↓ 1) 재분석
[몯 니르] 혜- [cannot describably] count-
↓ 2) rebracketing, 의미적 탈색(bleaching)
몯 [니르 혜-] cannot [possibly count-]
위 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1) 먼저 음성적으로 비어 있는 부사화소 '-∅'가 통사 구조에서 사라지고, 청자가 '몯'과 '니르'를 각각 독립된 부사로 분석하게 된다. 이때 '니르'에는 '말할 수 있게, describably' 정도의 부사적 의미가 새롭게 할당된다. '말하다, describe'만을 뜻하던 '니르-'가 영파생으로 'describe-able-ly'의 '-able' + '-ly' 두 가지 의미를 직접 취득하는 것은 앞서 서술하였듯이 어렵지만, 본 가설에서는 '몯 니르-'라는 맥락 속에서 재분석이 이루어지면서, 바로 옆에 위치하는 '능력 부정'(not + -able) 의미의 '몯'에 함의된 양태적 요소(-able)가 '니르'에 흡수되는 것으로 의미의 도약이 설명 가능하다. (2) 그 다음, '몯'이 '니르'만을 수식하던 구조가 '니르 혜-' 구 전체를 수식하는 구조로 재분석된다. 그 과정에서 '말할 수 있게'였던 의미애서 '말하다'의 요소가 탈색되고 'possibly, 도저히' 정도의 의미만이 남는다.
위 과정이 끝나면, '몯'은 더 이상 '니르' 앞에만 있을 이유가 없어진다. '니르 혜디 몯-'과 같은 장형 부정문을 이룰 수도 있고, 수사 의문문 구성에 '니르'가 전용될 수도 있는 것이다.
결론
지금까지의 논의를 정리해 보자. 부사 '니르'의 어원에 대한 이기문(2025)의 '니르-' (謂, 說) 어원설은 의미적 간극 때문에 의문시되어 왔으나, 'ᄇᆡ브르'의 사례를 참고하면 어간 '니르-'의 직접적인 영파생이 아니라 '몯 니르-'라는 구 전체의 어휘화로 설명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그 후 재분석과 '몯'의 수식 범위 확대라는 rebracketing 과정을 거쳐, 현재 우리가 문증 자료에서 관찰하는 다양한 통사적 환경에서의 '니르'의 분포가 확립되었으리라 추측해 볼 수 있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두 가지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첫째, 이기문(2025)의 직관, 즉 부사 '니르'를 동사 '니르-'에 연결시킨 것을 의미적·통사적으로 뒷받침할 여지가 있다. 둘째, 한국어의 '어간형 부사' 부류가 단순히 용언 어간이 그대로 부사로 전용된 사례들의 집합이 아니라, 일부는 절 단위의 어휘화와 그 이후의 재분석을 거쳐 형성되었을 수 있다는 점이다. 즉 'ᄇᆡ브르'와 '니르'는 어간형 부사 부류 내에서도 더 복잡한 통시적 경로를 거쳐 온 하위 부류를 이룰 가능성이 있다.
물론 실제로 이와 같은 과정을 거쳐 부사 '니르'가 형성되었는지는 중세 이전 한국어 자료의 부족으로 인해 현재로서 알 길이 없다. 그러나 하나의 가능성을 탐색해 본 것에서 그 의의를 찾고자 한다.
참고문헌
고영근(1980), 「중세어의 어미 활용에 나타나는 ‘거/어’의 교체에 대하여」, 『국어학』 9:55–100.
박형우(2021), 「중세 국어의 어간형 부사에 대한 연구」, 『청람어문교육』 81:165-196.
이기문(2025), 『어원 사전』, 깊은 뿌리.
최우진(2025), 「비어두 음절 /ㆍ/의 개별적 변화 양상 - 특수 어간 교체형과 문법 형태를 중심으로 -」, 『국어사연구』 41.
Hopper, Paul J. & Sandra A. Thompson(1980) “Transivity in grammar and discourse.” Language 56: 251–99.
King, Ross(2018), “The Moon Reflected in a Thousand Rivers: Literary and Linguistic Problems in Wŏrinch'ŏn'gang chi kok”, Sungkyun Journal of East Asian Studies, 18-1:1-42.
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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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에서는 편의상 두 형태의 대표형으로 '니르'를 사용하기로 하자. 그런데 둘 중에 현대 표준어 형태 '이루'로 직접적으로 이어진 어형은 아마 '니ᄅᆞ'일 것이다. 최우진(2025) 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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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몯 / 몯ᄒᆞ-'와 공기하지 않고 등장한 유일례는 "이제 侯伯ᄋᆞᆯ 아노라 어느 니ᄅᆞ 혜리오마ᄅᆞᆫ (侯伯知何算) [두시언해19:11a]"인데, '어느'(어찌)를 포함한 수사 의문문 속에서 쓰인 것으로, 여기서도 사실상 부정 의미를 표현하는 구문 속에서 쓰인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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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우(2021)에서 '니르'를 어간형 부사의 목록에서 제외한 다른 이유로는 "그 수가 많지 않은데 ‘혜-’ 앞에 쓰인 경우가 많고 나머지는 ‘잡-, 듣-, 다ᄋᆞ-, 거스리-, ᄒᆞ-’ 등과 쓰였다"는 사실을 들고 있다. 실제로 ᄎᆞ자쎠에서 중세 국어 시기의 부사 '니르'의 모든 용례를 세 보면 총 27례 등장하는데, '혜-' 앞에서 20례, 나머지 '잡-, 들-, 다ᄋᆞ-, 거슬-, ᄒᆞ-, 스-, 막ᄌᆞᄅᆞ-' 앞에서 각각 1례씩 등장한다. '니르 혜-'가 부사 '니르' 용례 전체의 74%를 차지하는 것이다. 그러나 특정 용언에 분포가 편중돼 있다고 해서 부사가 아니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오히려 빈약한 중세 한국어 코퍼스에서 무려 8종류의 용언들 앞에서 다양하게 등장한다는 사실 자체가 부사로서의 지위를 입증하는 게 아닐까 싶다.
또한 '니르'의 편중된 분포는 현존하는 중세 한국어 자료의 장르 편중에서 기인한 것일 수 있다. '니르 혜-'의 용례 20례 중 대다수가 불경에서 자주 등장하는 '不可稱計', '不可稱數', '不勝數'와 같은 구절의 번역문에서 온 것이었다. 총 27례 중 불경 언해문에서 등장하는 예만을 제외하면 5례가 남는데, '혜-, 거슬-, ᄒᆞ-, 스-, 막ᄌᆞᄅᆞ-' 앞에서 각각 1회씩 등장하는 매우 고른 분포를 보여주는 것이다. ↩ -
부사 '몯'이 동사를 수식하면서 자동사적/상태적 의미를 띠게 되는 것은 중세 한국어의 다른 측면에서도 찾을 수 있다.
고영근(1980)에서는 중세 한국어의 선어말 어미 '-거-'와 '-아/어-'의 교체 조건을 용언의 자·타에 따른 것으로 설명하였지만, 이 설명에 부합하지 않는 일부 예외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였다.
King(2018)은 여기서 Hopper and Thompson(1980)의 “discourse transitivity” 개념을 사용하여 고영근(1980)의 예외 중 일부를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 중에는 '아디 몯게ᅌᅵ다 (<몯ᄒᆞ-거-으ᅌᅵ-다)'와 같이 타동사에 '-디 몯ᄒᆞ-'가 결합한 경우 타동성(transitivity)이 하락하여 '-아/어-' 대신 '-거-'가 결합한 것으로 설명한 바가 있다. 이는 중세 한국어에서 부정 구문이 절 전체의 타동성을 떨어뜨리는 효과를 가짐을 보여주며, 본문에서 가정한 '몯 V-'의 비동사적 성격과도 통한다. ↩